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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마중물 붓기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금년이 정전 70주년이다. 전쟁을 잠시 중단하고 있을 뿐 전쟁을 끝낸 종전도 아니다. 그저 휴전상태의 지속일 뿐이다. 제한적이나마 때로는 남북 쌍방이 공식 비공식 회담도 여러 차례 하고 공식 성명도 채택하고, 교류 협력도 진척시켜 왔고 상호간의 방문도 상당한 정도로 성사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물론이려니와 민간 차원의 상호 방문이나 교류 협력의 과정은 독일 통일 과정과 비교해 볼 때 그 폭과 깊이에 있어서는 심오한 차이가 있었지만 빈도에 있어서는 크게 뒤지지 않았다고 본다. 아직은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도 공식적으로 맺지 못한 과도기적 상황이라 국제간의 통상외교에서 그 흔한 자유무역 협정(FTA)도 없고, 해외개발원조(ODA)의 준용도 없는 황막한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세계는 한반도의 상황을 아주 특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대적 분단 상황에서 북은 사실상의 9번째 핵보유국으로 등장하여 떵떵거린다. 유엔과 북미 서구의 무자비한 경제제재를 감수한 채 기왕의 국가의 총체적 빈곤 상태가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으면서 탄압과 경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한은 유엔이 공식화한 선진국으로 등장하고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의 주자로 나아가 최근에는 군수산업의 강자로 등장함은 물론 7번째로 우주선 발사국의 영광도 차지하고 있다. 북한이 ‘빈곤한 핵 강국’이라면 남한은 ‘부유한 비핵 강국’이다. 남북관계는 오늘날의 세계 현실에서 “극단적 양극화”의 본보기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남북의 분단의 현주소는 특이하다. 외적으로는 세계 냉전갈등의 혹독한 부산물이다. 민족 내적으로 보면 분단체제는 세계사적으로 보면 양극화의 극단적 모범이다. 그래서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가 독일이나 베트남 및 예멘 등의 국가들의 경우보다 더 심한 난제에 속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남북간의 양극화는 극복의 대상이지 칭찬받거나 박수칠 대상은 아니다. 쌍방간에 불행이고 비극을 낳기 때문이다. 우리 남한 사회 자체 내에서도 심화하는 양극화 극복이 선진사회를 드높이고 모두의 상생과 공존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과제라고 모두가 인지하고 있음과 같다.

선진국이란 양극화를 극복한 “자유, 평등, 평화”가 삶의 질로 정착되는 사회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한 가지 과제가 있다. 남한 사회 내부의 양극화 극복은 남북간의 양극화 극복과 병행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과제이다. 예를 들어 북핵 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동시에 북한의 체제적 빈곤 극복에 대한 책임 있는 참여 없이 남한만의 안보와 평화를 논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구 소련의 붕괴가 공식적으로 선포되던 때(1991.12.25.)와 맞추어 남북한은 각기 총리 명의로 <남북기본합의서>(1991.12.31.)를 발표하고, 상호간 “체제 인정과 존중”(1조)이라는 거보를 내디뎠다. 통일의 그 날까지 잠정적으로 상호 인정과 존중의 바탕 위에서 선의의 “평화 만들기” 내지 “통일 미리 살기”를 실행하자는 합의이다. 통일의 물을 긷기 위한 마중물을 부으며 살자는 말이다.

마중물의 이름은 평화공존이다. 우선 양극화된 적대감의 단계적 해소이다. 남북이 각기의 사회에서 지향하는 자유, 평등, 평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선의의 체제경쟁에 들어가자는 말이다. 상호간의 교류와 협력도 선의의 경쟁과 상생의 바탕 위에서 추진하자. 앞으로 통일이라는 큰 그릇에 담길 평화라는 내용물을 지금부터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남이 살고 북도 살고 한반도가 “지속 가능한 선진국”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박종화/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parkjw10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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