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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강해지는 중국,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평화재단 현안진단 제291호

20차 중국공산당대회와 관련한 몇 소고

지난 10월 23일 정치국 상무위원단 7명의 재편과 함께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이번 20차 중국 공산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지도이념으로 당장에 삽입되었던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이번 20차 당대회에서는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같은 병렬 단어들이 모두 유명무실해지면서 사실상 ‘시진핑 사상’으로 압축되었다.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처럼 5년 전 시진핑 사상으로 바로 직행하지 않았던 것은 시진핑의 리더십을 인정하면서도 과도하게 전면에 나설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중국정치의 절묘한 절충과 권력 균형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진핑 주석의 핵심 지위를 강조하는 ‘두 개의 수호’의 당장 삽입을 보면 시 주석의 지위가 완전히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임 국가주석들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은 출생 DNA부터가 다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당시 권력의 핵심에 ‘이식된’ 인물이었던 것에 반해, 시진핑 주석은 건국 지분이 있는 오너 가문 출신으로서 권력 의지 또한 대단히 강력하다.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사람도 아닌 시진핑 본인이어야 하며, 시진핑만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완수할 수 있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고 있다.

10월 22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사설은 “단결만이 승리로 이끌고, 분투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团结才能胜利,奋斗才会成功)”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국굴기가 시진핑의 3기 리더십 아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모든 엘리트와 인민들은 이를 따르고 단결하고 분투할 것을 시 주석은 주문했다. 지난 10년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국가 개조까지 하겠다는 시진핑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났다.

이제 목표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2049년 전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목표를 명확하게 드러내었다. 지난 19차 당대회에서 중국의 발전단계를 시기적으로 2035년까지 중간단계, 그리고 최종단계인 21세기 중엽까지로 나누었던 것을 이번에는 2035년까지는 중국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한 후 21세기 중엽에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19차 당대회에서 로드맵과 시간표를 제시했다면 이번 20차엔 구체적 방향과 실천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는 중국몽의 완성을 의미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국가전략의 분명한 대외 천명이다.

 

강해지고 더 강해지는 중국외교

향후 미·중 간에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외교좌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국익을 증강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이번 중국 20차 당대회의 외교적 함의를 잘 읽어내야 한다.

첫째, 중국외교의 A to Z는 이제 시진핑이다. 시 주석의 세계사 인식을 보면 ‘동방이 상승하고 서방이 하강한다’는 동승서강(東升西降)이 바탕을 이룬다. 중국의 종합국력이 거대해졌기 때문에 ‘적극 유위 대국외교의 방침(積極有為的大國外交方針)’에 의거한 외교를 할 것이다. 시 주석의 개인 특성이 전면 반영되어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며, 그것은 강력한 것일 수도, 강경한 것일 수도 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내년 3월 양회 이후 현 정치국원 양제츠의 위상과 자리를 이어받기로 한 것은 기존 ‘늑대’ 노선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의미다. 단, 시 주석 3연임의 자신감과 ‘대국 마인드’로 중국과 척지지 않는 국가들에게는 중국식 ‘배려(安排)’와 양보를 포함한 포용외교를 전술적으로 혹 부분적으로 펼칠 수는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외교는 중국식 현대화의 완성을 최우선시 한다. 중국몽의 실현 방법은 중국식 현대화다. 20차 당대회 보고에 의하면 중국식 현대화란 중국 공산당 영도의 사회주의 현대화, 거대한 인구 규모를 위한 현대화, 전 인민의 공동부유를 위한 현대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간 상호협조적 현대화, 사람과 자연의 조화 공생이 가능한 현대화, 평화와 발전의 현대화를 말한다. 경제발전, 환경보호, 과학기술, 공업화 측면에서는 서방의 현대화와 별차 없으나, 당이 영도하고 국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대별된다. 현대화에 대한 중국의 생각과 길은 서방의 그것들과는 다르며, 중국은 중국만의 길을 간다. 중국의 개혁·개방에 내재되었던 중국 체제의 전복이나 변화를 의미하는 서방의 화평연변(Peaceful evolution)은 꿈에도 꾸지 말라는 대외 경고이다. 중국의 외교안보정책의 기본 토대적 사고가 될 전망이다.

셋째, 앞으로 다자주의의 촉진과 신형국제관계의 수립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20차 당대회 보고의 14번째 논의였던 국제질서 부분(十四、促進世界和平與發展,推動構建人類命運共同體)을 보면, ‘국제정세에 부합하는 시비곡직에 근거한 국제관계 기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始終根據事情本身的是非曲直決定自己的立場和政策,維護國際關係基本凖則)’라는 표현이 있다. 우크라이나전 이후 지나친 러시아 편향 인식을 우려해 중국이 자주 써온 수사법인데, 이번 보고에 들어갔다.

넷째, 시진핑 외교의 대표 브랜드인 일대일로의 업그레이드 추진이 눈에 띈다. 2021년 말까지 중국은 이미 140개국, 32개 국제기구와 200여 개 일대일로 협정을 체결했다. 이들 국가들과의 무역량이 현재 10조 달러 이상에 이르고, 연해 지역 일대일로 국가들에 대한 비금융 직접투자는 1,300억 달러에 달한다. 출범 초기에는 국제영향력을 제고하고 우호 국가들을 확보하려 했는데, ‘부채의 덫’ 같은 비판도 있었던 만큼 협력의 질적 차원을 제고하려 한다. ‘고질량(高質量)’의 일대일로 건설이란 표현사용을 보면 지난 시행착오를 적극 개선해 국가 이미지의 반전을 기도할 듯하다.

다섯째, 시 주석의 3기가 시작되어도 중국은 미국과 전면적 대결을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피해갈 생각도 없는 듯하다. 시 정부 1기 때는 중국내 인권을 포함한 미·중 갈등이 있었지만 경제를 우선시하는 양국의 묵계로 가능한 한 문제화를 피했다. 시 정부 2기 때는 트럼프 정부와 전면적 갈등에 이어 바이든 정부와의 충돌도 계속되었다. 미국은 지난주 공개한 백악관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보다 중국을 더 비중 있게 거론해 미·중 간 극렬한 경쟁을 예고했다. 시진핑은 올 것이 온 것인 만큼 겨룰 수밖에 없다는 스탠스를 갖고 거침없이 행보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미국의 대중 카드가 많지 않다. 경제안보에서 미·중은 대립적이지만 첨단기술과 산업을 제외하면 상호의존적이다. 미국이 인권문제를 끄집어내도 중국 내부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홍콩 카드는 민주화 차원에서 대중 공세에 유용했지만, 미국이 이미 스스로 소진해버렸다. 최근 미·중관계에서 가장 예민하고도 뜨거운 대만문제는 ‘무력’이란 용어가 언급되지 않은 19차 당대회 때와는 달리 이번 20차 당대회에서는 대만은 중국 내부 문제이며 중국인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자결 원칙을 강하게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그 어떤 독립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며, 대만독립을 부추기는 외부세력으로 인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만정책법은 미국의 대대만 개입 의지를 더욱 구체화한 것이기에 중국은 군사력 확충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중관계에 주는 함의

북한은 이제 적어도 중국의 통제권 범위 내에 들어왔고, 북·중 간에는 서로 언제든지 수시로 오가는 ‘친척’같은 관계가 되었다. 사실 그동안 시 주석이 한국을 더 우선시하는 시기도 짧게 있었지만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한반도정책은 두 개의 한국정책으로 완전히 선회하였다. 시진핑 주석의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다. 때문에 중국도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계속 참여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북한의 붕괴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 이내에서다. 향후 북한 문제를 악화시키지도 방조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해결하지도 나서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강해지는 중국을 목도하였다. 적어도 시진핑 주석의 재임 동안 중국은 집중력과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그동안 누렸던 대중국 경제적 우위가 약화되고, 또 현재 남북관계의 악화로 우리의 대중 외교 메리트 또한 모두 약해지는 듯하다. 미국의 강펀치에도 끄떡없이 매치를 이어가는 중국을 보며 우리의 중국 해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양국관계의 재출발은 상호 존중과 공평·정의, 협력·상생에 기초한 신형 한·중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어쩌면 서로 ’대등한‘ 관계를 모색하는 이 시점에 과연 양국이 공존할 수 있는 화이부동(和而不同)적 관계를 수립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기대한다”는 축하 서한을 보냈다. 축전 메시지 그대로, 기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말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실체 있는 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국제정세가 갈등과 대립으로 얽히고 복잡할수록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국익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이 공간을 찾아내고 잘 활용해 나가는 것이 시진핑 장기 집권시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지혜이다.

평화재단  hyeonan@p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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