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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서 확산되는 '전술핵' 논란에 선 세게 안 긋는 尹, 의도는?
핵심요약
윤석열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관련 가능성에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겠다"면서 열린 답변을 내놨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현실성이 없다'고 했었는데, 묘하게 뉘앙스가 바뀐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전술핵 재배치 논의는 어렵고,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도 녹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관련 논의에 선을 긋지 않는 이유는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 수위를 올리는 점과 연관돼 보입니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전술핵 재배치와 전술핵 공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강경 보수층에서 소위 말해 '핵에는 핵으로'라는 기치와 궤를 같이하는 모양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미국과의 실질적인 핵 공유 방안 등과 관련해 "국내와 미국 조야(朝野)에 확장억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윤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보다 진전된 발언으로, 핵잠수함을 포함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또는 순환 배치, 나아가 전술핵 공동 운용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틀 전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 핵 공유 등과 관련해 '현실성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던 것에서 기류가 바뀐 모양새다.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노출된 우리나라가 유사시 미국 확장억제력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기반해 미국 전술핵무기를 국내에 미리 들여놓음으로써 북한의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실제로 현재 유럽의 나토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핵 공유체결을 맺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에, 벨기에 등 5개국엔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다. 6·25 전쟁 이후 주한미군도 1991년까지 전술핵을 배치했지만 이후 한반도 비핵화 노선에 따라 전량 철수했다. 북한의 핵 위협 수위가 고도화하면서 여권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31년 만에 다시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최근 고조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징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 보유국인 러시아와 핵무기 없는 우크라이나 간 전쟁, 핵 보유국 중국과 핵무기 없는 대만 간의 대립 등 국제사회의 안보 이슈 맥락에서 남북 간 대결도 핵 보유국과 핵무기 없는 국가 간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 대한 강경 입장을 주장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결국 한반도에 전술핵을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된다. '핵에는 핵으로'란 전략만이 우리 안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전술핵은 전투에서 쓰기 위해 만든 핵무기로, 폭파 위력이 전략핵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한 나라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기 위해 대도시 또는 공업단지 전체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닌 전략핵과 구분된다.

그러나 전술핵이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장 큰 이유는 한미동맹이 그간 수차례 강조해온 '한반도 비핵화'가 전면 무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북한의 핵을 규탄하는 취지였지만, 남한에도 핵이 배치될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현지시간으로 12일 발표된 백악관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분명한 진전을 위해 북한과 지속적으로 협상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전술핵 재배치 등과 관련해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견지해 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라며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지고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이행할 동력도 상실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확장억제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은 편이다. 확장억제는 핵보유 국가들이 핵무기 사용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위협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취하는 핵 전략의 일환으로, '핵우산'의 진전된 표현이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그런 필요한 시기에 한미가 사전에 조율된 방식으로 '이러한 상황이라면 미국의 어떠한 전략자산이 올 것인가' 또는 '어떠한 전략자산을 어떻게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가'하는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 미국의 전략자산을 순환배치하고, 북한의 핵 위협이 감지되면 우리 군과 함께 작전을 펼치는 방안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에는 원래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실려 있고, B-2· B-52 전략폭격기도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가능성을 대비한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답변하기는 참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한반도 주변에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하는 방안 등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 역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중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라며 "우리 측의 요청만으로 미국에서 그런 희생을 감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묶어두자는 것은 미국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일 것"이라며 "또 우리가 핵을 공유하더라도, 결국 핵무기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지금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선을 긋지 않거나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방안에 여지를 두는 이유는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 때문이다.


북한은 12일에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올해만 4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데다,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쯤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 관련 논의에 선을 긋지 않는 것은 곧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의미하는 것이고, 확장억제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 수렴으로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미국과 여러가지를 놓고 논의중인 것은 맞으나 공개할 수는 없다"며 "전술은 모호하게 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대통령 말씀대로 안보 사항을 공개적으로 확인하거나 명시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명확하게 확인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대통령의 말과 행보는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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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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