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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의 평화

2022년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새 정부가 등장한다. 지난 5년 동안 야당을 했던 새 정부가 여당이 되어 야당이 될 지금의 여당에게 협력을 구해야 할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우리 정치를 보면 여당과 야당의 공격과 방어의 위치가 너무나 분명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서로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폄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협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있어서만은 노태우 정부가 초당적 대북정책을 추진함으로 큰 성과를 낸 협치의 좋은 사례가 있다. 새 정부는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며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세심한 노력을 하는 중에 있다. 비록 선거운동 중에는 여야가 각을 세우며 서로 신랄한 비판을 했을지라도, 이제는 명실상부한 초당적 협력을 이끄는 새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 공약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한반도 변환 구상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서 북한의 비핵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서 경제협력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비핵화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위협적인 군사행동에 대해서는 지휘부 타격을 포함해서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힘을 통해서 우리의 안보를 확보하며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이다. 단절과 대결의 남북관계보다 소통과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하겠다고 한 줄 넣기는 했지만, 남북협력이나 경제협력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그러나 이전 정부들이 강대강 힘의 논리로 어떤 결실도 이루지 못했음을 직시하면서, 새 정부는 협력과 공존, 평화와 상호번영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기를 기대한다.

 둘째는 인도적 대북지원이다.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북한의 비핵화나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견해는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선자의 공약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의 해결, 그리고 북한 문제의 뜨거운 감자인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 간 통신 및 방송 개방이나 청년 및 학생 교류를 포함한 문화 교류의 확대, 이산가족의 상봉 노력 등은 부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도적 대북지원 관련한 당선자의 공약에서는 인도적 대북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찾을 수가 없다. 속이 빈 강정이다. 그러나 새 정부는 북한의 절실한 상황을 인지하고, 인도적 대북지원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해서 적극적으로 실행하기를 기대한다.

셋째는 한미동맹을 통한 북핵 대처와 확장억제이다. 이를 위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각종 회담을 정례화하며, 유사시 한미 간의 핵무기 전개 협의의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한 정례적인 운용 연습을 통해서 핵우산 신뢰도를 향상하고,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 ‘쿼드’ 산하의 백신·기후변화·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정책에는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고려되지 않고 있고,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세계 6위 군사강국의 자존심 역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제 새 정부는 원조를 받던 우리 대한민국이 원조를 하는 나라로 위상이 달라진 것을 감안해서 한미관계는 물론이고 세계적 차원에서도 보다 주체적이고 보다 당당하기를 기대한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약사항의 하나인 ‘국민 합의에 기초한 통일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 다양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미세먼지, 재해재난, 기후변화 공동대응과 산림·농업·수자원 협력을 위해서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은 어느 한 정권 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전체 7,500만 명의 과제이자 숙원이다. 국민적 합의로 평화통일 방안이 나와야만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가 있다. 게다가 현재 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에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후 온난화와 환경문제는 남북 모두 절실한 사안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남북정부 간의 대화가 차단된 상황에서 민간차원의 한 축으로써 국민적 통일방안의 제안과 그린데탕트 참여, 나아가 남북간의 만남과 용서, 화해와 평화, 공존과 번영 등을 이루는 길에서 크게 기여해야 할 것이다.

정종훈/ 연세대 교수,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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