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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와 남북관계, 그리고 교회의 역할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현행 대통령 직선제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 개정된 헌법에 따른 것이다. 당시 여당의 6년 단임제와 야당의 4년 연임제가 제시되었는데 타협안으로 5년 단임제가 채택됐다.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 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지난 3월 9일에는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남북관계는 집권 정부의 대북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대북정책 수립에는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관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이 적대적인가 협력적인가, 북한정권 붕괴 후 흡수통일을 추구하는가 북한 정권 인정과 상생평화를 추구하는냐로 요약될 수 있다.

남북관계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 발전해 왔다. 정부가 확고한 비전과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펼칠 때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도 달라졌다. 냉정하고 치열한 국제사회는 실력을 갖추고 대응해야 하는 정글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이 오직 자국의 이해를 따라 움직이는 전장이다.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의 앞날을 위해 남북문제를 들여다보고 북한을 움직여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 윤석열 정부는 정파적인 이해를 초월하는 정부로서 국익 우선의 길 찾기에 나서주길 당부한다. 역사 속에 길이 있다. 대북 포용정책 기반을 닦은 노태우 정부와 이를 이어받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길을 더욱 굳게 다지길 기대한다.

1987년 12월 13대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7.7선언)이 발표됐다. 이는 남북관계를 이전의 적대적 대결 관계가 아닌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규정한 첫 정책으로, 상호 우방국들과의 교차승인 정책을 포함하고 있었다. 1980년 모스크바와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러진 올림픽이 동서진영 국가들의 보이콧으로 반쪽 올림픽이었던 데 비해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한반도에서는 진영을 넘어서는 스포츠 교류가 다시금 성사됐다.

노태우 정부는 1990년 9월 소련과 수교했다. 1991년 9월에는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했고 12월에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은 큰 성과를 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을 주축국으로 하는 냉전체제 변화를 정확히 읽고 남북관계 개진을 위해 외교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국과의 수교를 타진하는 북한과 협력하거나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대북포용정책의 효시였던 7.7선언과 평화 공존의 남북관계 장전(章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기본합의서를 마련했지만, 북한과 실질적인 공생·공영을 추구했던 것은 아니었다. 북한도 동유럽국가들처럼 곧바로 체제전환을 할 것으로 기대했을 터였다.

1993년 집권한 김영삼 대통령은 ‘어떤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는 말과 ‘핵을 가진 자와 악수할 수 없다’는 태도를 오가며 대북정책에 있어서 철학과 인식의 빈곤을 드러냈다. 미국과 수교를 타진했던 북한에 대해 핵사찰 압력이 커졌는데 북한은 NPT 탈퇴로 맞섰다. 이에 클린턴 행정부가 영변 핵시설 공격을 검토하면서 한반도에는 전쟁위기가 감돌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으면서도 김일성 사후 민간의 조문단 파견을 막아 남북관계가 경색되기도 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노태우 정부가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서 제시된 교류협력과 남북연합, 그리고 완전한 통일을 점진적으로 이루어가기 위한 정책이기도 했다. 잘 알려진 대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노태우 정부와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정책의 핵심인물이었다. 또한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 ‘페리프로세스’를 입안하기도 했다. 임 전 장관은 로마서 12장을 바탕으로 남북기본합의서를 준비했다고 증언한다. 한국교회의 역할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성경의 가르침을 말이 아닌 삶으로 증언하는 것이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뉴코리아 대표

*이 칼럼은 <기독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윤은주  ejwarri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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