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궤도, 발사 속도와 하강 속도, 미사일 형상과 중량 등 기술 정보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며 확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북한의 발표 내용과 일본 정보를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제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성주에 배치된 미군 사드 포대의 X-밴드 레이더는 가동되지 않았느냐?”고 하자, “미군 X-밴드 레이더도 북한 미사일을 탐지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습니다. 미군이 뭘 탐지하고 식별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다만 “들었다”는 겁니다. 사드 레이더가 작동했다는 사실을 두고 오늘 아침에 언론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 건 잘 된 일이라는 쪽으로 몰고 가는 황당한 논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탐지라면 미군의 X-밴드 레이더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나 세종대왕함의 SPY 레이더가 탐지거리가 훨씬 넓기 때문에 미군의 레이더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간 국방부의 설명에 의하면 X-밴드 레이더는 탐지가 목적이 아니고, 극초단파로 적이 발사한 미사일의 탄두를 몇 ㎝ 단위로 그 형상을 정확히 식별할 뿐만 아니라 궤도를 추적하는 레이더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가 너무나 성능이 우수해서 진짜 탄두와 미끼 탄두를 구별하는 능력까지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사일 요격을 위한 레이더는 사격통제장치와 연동된 초정밀 레이더여야 합니다. 그것이 사드 예찬론을 주문처럼 암송한 국방부 논리 아니겠습니까? 애초 알려진 성능대로 레이더가 가동되었다면 단지 “탐지했다”는 정도에 국한될 일이 아닙니다. 이 정도 탐지 수준이라면 성주에 사드 배치가 잘한 일이 아니라 쓸 데 없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국방부는 사드 포대가 한·미가 공동으로 운용하는 자산이라고 말해 왔는데, 미군이 탐지했다는 허접한 수준의 정보를 들어서 아는 수준이라면 더더욱 그 배치의 당위성은 희박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드 배치를 강행한 박근혜 정부가 아직도 연장되고 있는 대목입니다. 이 정도라면 대선 한 복판에 사드가 무리하게 배치된 이유는 더더욱 의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17일 오후 2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민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여·야 국방위원들도 초청을 받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새로 임명된 국방장관이 비전과 철학을 갖고 업무보고를 해야지, 어제와 같은 적폐 정권의 안보관을 신봉하는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건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업무보고를 받을 일이 아니라 국방부를 조사해야 할 일입니다. 더군다나 청와대에는 아직도 안보실장이 김관진입니다. 박근혜 정권에서의 안보 농단에 가장 책임이 큰 인물입니다. 아직도 정권 교체가 덜 된 상황에서 왠지 새 대통령이 말려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김종대 / 정의당 국회의원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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